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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대한민국의 대처는?
2014/09/12 12:30 입력 | 2014/09/12 12:30 수정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대한민국의 대처는?

 

강재헌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

 

  14세기는 유럽 흑사병의 대유행으로 공포의 시기였고 이 시기에 유럽 인구의 1/3이 사망하였다. 특히 교역을 담당했던 항구도시들의 피해가 컸는데, 당시 베네치아는 흑사병 전파를 막기 위해 외부에서 베네치아로 들어오는 모든 선박이 40일 동안 항구에서 정박한 후에야, 그 선원이 시로 들어오는 것을 허가하였다. 이것이 바로 영어 "검역(quarantine)"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현대사회는 국제적인 인구 이동의 급증과 항공 산업의 발전으로 흑사병 못지않은 전염병의 대유행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사실 베네치아의 40일 검역법은 현대의학의 시각으로 보아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질병의 잠복기 보다 오랜 기간 동안 외부인의 상륙을 막는 것은 위협적인 급성 전염병 전파를 막는데 분명히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비행기로 입국한 모든 사람들을 잠복기동안 수용해 두었다가 입국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에 의한 감염증으로 이 질병이 처음 발견된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의 강 이름을 따 명명되었다. 치사율은 25 ~ 90%이고, 감염된 사람의 체액, 분비물, 혈액 등과의 직접 접촉이나 감염된 침팬지, 고릴라, 과일박쥐 등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복기는 2-21일이고,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주요 중상들과 함께 오심(惡心), 구토,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증상들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증상을 보이는 감염 환자와 직접 접촉하여 환자의 땀, 침 등의 체액이 인체 내로 유입되어야만 감염이 이루어진다. 감염자라 할지라도 증상이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에볼라바이러스병은 검역만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막을 수 있는 전염병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에볼라 발병국 혹은 그 인접국가로부터 입국 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고, 감염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공항에서 검역관에게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또한 입국 후 증상이 의심되면 에볼라 대응 핫라인(043-719-7777)으로 연락하도록 하고 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문제는 에볼라 발병국과 인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들이 이러한 검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데 있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만들어진 과학적 검역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건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국민들은 제대로 알고 대처하기보다는 질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2013년에 개봉하여 인기를 끈 “감기”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 감염이 대유행하면서 정부는 바이러스 유행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폐쇄하고, 폐쇄된 공간에 갇힌 사람들은 사면초가인 최악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 영화는 전염병의 대유행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그려냈지만, 한편으로 검역에 협조하면 환자 또는 감염자로 낙인찍혀 개인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가져온 듯하다.

 

  사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전 국민이 검역의 원칙을 준수하고, 개인위생에 힘 쓰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전염병이다. 그리고 의료수준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치사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의료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에볼라바이러스 전파 차단의 관건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검역이 국민 건강에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적인지를 잘 알리고, 정부가 영화의 일부 내용과는 달리 국민의 이익을 지키고 감염자에게도 인도적인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느냐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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